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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배움에 관하여 (18894)번 [텍스터의 서재] 
저자 : 강남순
출판사 : 동녘    [출판사의 서재]
출간일 : 2017-7-7
분야 : 인문/사회 도서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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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배움에 관하여 / 출판사 : 동녘
배움, 비판적 성찰, 일상이라는 세 키워드로 사유를 풀어나간 책18894 (★★★★★)
글쓴이
흔적 날짜
2018.02.09 23:12:02 추천수
0
강남순 교수의 '배움에 관하여'는 배움, 비판적 성찰, 일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한 책이다. 그 세 개념은 저자의 사유의 장에서 각기 해명되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친근한 대상이 된다.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나선형처럼 서로 얽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가르침과 배움의 변증법을 가르침/ 배움이라 표현하는 저자는 비판적 성찰을 위해 필요한 묘사적 단계, 분석적 단계, 비판적 단계의 세 과정을 설명하며 사유 - 판단 - 행동의 순환을 통한 진정한 배움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킬 원동력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중요한 사실은 비판적 성찰이 없는 앎은 타자는 물론 자신까지 억압과 차별적 구조 속에 방치한다는 점이다. 세 가지 키워드에 관한 책이지만 전체 구성은 다섯 장으로 되어 있다. 1장 살아감, 그 배움의 여정, 2장 살아 있는 텍스트, 타자의 얼굴들, 3장 사랑, 치열한 생명 긍정의 희망, 4장 인식의 사각지대를 넘어, 5장 감히 스스로 생각하라 등이다.

자신의 책을 비판적 성찰을 일상화하여 삶의 주변을 들여다본 배움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으로 소개하는 저자는 첫 순서에 134cm의 키에 두 팔이 없는 음악가 토마스 크리스토프의 사연을 언급하며 그가 늘 자신에게 진실하고 자신의 고유한 발자국을 만들어가야 하는 당위를 스스로에게 부과했다는 사실을 더한다.

홀로 있을 때 삼간다는 의미의 신독(愼獨)이란 말이 있지만 저자가 말하는 비판적 성찰, 그리고 토마스 크리스토프가 말한 자신에게 진실한 것이야말로 신독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 각자의 삶을 이루는 이야기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린다. 최근 윤동주 시인을 코스모폴리터니즘이라는 개념으로 소개했는데 저자의 책에서 그것은 인류 전체를 하나의 세계 시민으로 보는 입장이고 그런 낮꿈 꾸기의 주체에 의해 인류 사회의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글을 접하게 되었다.(24 페이지)

저자는 생명의 태어남은 그 반복성에도 불구하고 매번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시간임을 강조하며 ‘나’ 생명은 반복성과 고유성을 지닌 새로운 태어남을 매번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인다.(33 페이지)

저자는 이론화하기 위해 우리는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제임스 클리포드의 말을 인용한다.(80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진정한 고향이란 고착되거나 익숙하기만 한 곳이 아니라 익숙함과 낯섦이 무수히 교차하는 공간이며 새로운 고향성이 부단히 창출되어야 하는 곳이다.

이 부분에서 장소는 고정되어 있지만 공간은 언제나 새롭게 창출되고 의미 부여가 이루어지며 형성된다는 말(67 페이지)을 인용해야 하리라. 나의 실존이란 언제나 함께 실존이라는 장 뤽 낭시의 말을 인용(65 페이지)한 저자는 자기 사랑과 타자 사랑이 깊숙하게 불가분의 관계 속에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90 페이지)

이 말은 우리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말(133 페이지)과 공명한다. 책 전편을 통해 드러나는 것 가운데 저자의 가장 인상적인 덕목은 생명 사랑, 열린 감수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가령 자살을 이야기하며 저자가 철학이나 종교가 그 자체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 인간의 의미 물음에 대한 갈망에 진지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런 점을 느낀다.(111 페이지)

저자는 슬픔과 기쁨, 비극과 희극, 어두움과 밝음, 우울함과 즐거움은 각기 반대가 아니며 서로 나선형처럼 겹치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하면서 얽혀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삶이라 말한다.(123 페이지)

레비나스의 얼굴의 철학을 거론(113 페이지)하는 저자는 진지한 눈빛에 대한 깊은 목마름 때문에 이런 저런 글을 쓰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살아오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118 페이지) 저자는 편지의 의미를 중시한다. 저자에 의하면 학술서들이 아닌 개인이 주고 받은 편지는 그 한 사람이 지닌 참으로 다양한 존재의 결을 느끼게 한다.(23 페이지)

또한 편지는 사람 사이의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만나는 곳이며 자신과 타자가 함께 아름다운 춤을 추는 공간이다.(133 페이지) 저자는 자신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이는 ‘나’와 또 다른 ‘나’가 끊임없이 대화함으로써 성립된다.(137 페이지)

저자는 데리다의 사상에 큰 감명을 얻고 그의 사후 그와 “일방적인 데이트”를 시작한 분이다. 저자가 개인적으로 데리다에게 끌리기 시작한 것은 그의 유명한 학문적 책이 아닌 그가 암으로 죽기 바로 전 신문과 한 인터뷰 기사를 보고서였다.(154 페이지)

데리다는 진정한 우정이나 사랑은 상대를 안다는 인식이 아니라 알지 못함의 차원을 끊임없이 남겨 놓고 받아들이는 것이라 강조했다. 저자는 환대, 정의, 사랑이라는 세 가치를 구체적 삶의 정황에서 실현해내려고 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신의 현존을 순간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신(神) 이해를 언급한다.(164 페이지)

저자는 학생으로부터, 또는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배운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다. 참으로 열린 자세이고 겸허한 자세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깨우침을 준 학생에 대해 선생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167 페이지)

저자는 변화와 정의의 이름으로 사실상 자신의 내면적인 권력 확장의 욕망을 은닉하곤 하는 이들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체불가능한 개별적인 얼굴들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178 페이지) 저자는 물음표를 붙이는 행위의 의미를 강조한다. 자명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온 것들을 비판적 성찰의 대상으로 만드는 힘이 물음표를 붙이는 행위에는 있다.

저자는 사회적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라고 해서 그 집단이 선과 악이 상충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인간의 조건을 초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201 페이지) 저자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은 의도성과는 무관하게 일어나며(206, 207 페이지), 여성 혐오는 여성들에 의해서도 발생한다고 주장(213 페이지)하고 차별 방지를 위한 지속적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한다.(208 페이지)

저자는 지식의 증가 자체가 인류의 진보를 가져오는 데 기여하지 못하며 오히려 그 지식이 적절한 목적을 이루는 데 쓰일 때에만 인류에게 중요한 구속(救贖)적 의미와 힘을 부여하는 의미가 될 것이라 말한 칸트를 언급(218 페이지)하고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의 자발적 동의에 의하여 자신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지를 밝힌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언급한다.(223 페이지)

저자는 성녀(마리아)와 악녀(이브)의 이분법은 남성중심적 인간관 및 세계관에서 연원한다고 본다.(222 페이지) 저자는 우리 사회가 폭력과 차별적 관행에 대한 예민성(문제시하는 정신)을 갖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저자에 의하면 성서는 억압적 전통과 해방적 전통을 동시에 담고 있다. 따라서 해방적 가치를 지닌 절대적 진리와 시대 문화적 제약 속에서 전개된 억압적 가치는 지닌 상대적 진리를 구분해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과제이다.(231 페이지)

저자는 성서 곳곳에 여성이 집단 성폭행의 대상으로 주어지는 구절(창세기 19장, 사사기 19장)이 있음을 예시하며 성서를 따른다며 성소수자들을 혐오하는 이들이 과연 이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딸, 아내, 며느리 등을 집단 성폭행의 대상으로 다른 남성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가, 묻는다.(232 페이지)

저자는 예수는 인간 섹슈얼리티의 다양한 양태에 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무조건적 환대, 연민, 사랑이라는 예수의 가르침으로 나와 다른 타자를 향한 혐오를 단호히 넘어서야 할 것이다.(233 페이지)

진정한 변혁은 하나의 조건이 아닌 다양하고 다층적인 필요조건들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하며 그때 진정한 변화와 변혁을 위한 충분조건의 터가 마련된다.(237 페이지)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는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섹슈얼리티를 인간의 성적 행위 방식을 넘어 존재 방식으로 볼 때 성적 지향이 선택이냐 타고난 것이냐의 논쟁도 사실상 우리가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241 페이지) 한 사람이 누구인가란 문제는 그 사람의 글과 말, 그리고 타자에 대한 시선과 다층적 행위로 드러난다.

존재의 외부성은 내부성과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얽히고설켜 있다.(244 페이지) 저자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나’를 규정하는 것의 지독한 한계와 위험성을 지시하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데리다의 말을 예로 들며 열린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장애를 나타내는 영어가 handicapped, disabled, differently abled로 변한 사실을 언급한다. differently abled는 장애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지니지 못한 다른 다양한 능력들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247 페이지)

저자의 글은 인식(認識)의 중요성에 관한 단어를 담고 있어 인상적이다. 인식의 위치성(170 페이지)과 인식의 사각지대(251 페이지), 인식의 폭력(257 페이지)이란 단어 등 때문이다. 다양한 폭력의 현실이 일상이 된 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냉소주의적 무관심이다.(264 페이지)

저자는 스스로에게 멘토가 될 것을 주문한다. 이를 위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치열한 읽기, 비판적 사유, 복합적 판단하기 등이다.(269 페이지)

저자는 배우는 데만 집중하면 거기에 빠져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거세되어 버리며 평생 남의 생각을 읽고 남의 똥 치우다 가는 것이라는 최진석 교수의 주장에 대해 배움이란 정보 축적이 아니라 이 세계 내 존재로서의 나에 대한 성찰과 인식을 통해 그 나를 타자와 세계로 확장하는 과정이란 말을 던진다.(275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각각의 인식론적 한계는 물론 자신의 정황에 한계 지워진 존재라는 점에서 그 한계들을 넘어서기 위한 부단한 배움이 없을 때 독선과 아집에 빠지게 된다.

저자는 배움을 ‘나’가 부재한 정보의 축적으로서의 배움과 ‘나’가 개입된 성찰적 배움으로 나눈다. 또한 거시적 배움과 미시적 배움으로 나눈다.(276 페이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시적 배움과 미시적 배움 사이를 복합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오가는 배움이다.

저자는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을 언급한다. 이는 책이 출판되자마자 저자는 사라짐을 의미하는 말이다. 저자의 본래적 의도와 상관없이 독자는 제2, 제3의 저자로 기능하면서 자기만큼 책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만들어간다는 의미이다.(278 페이지)

좋은 책은 나 – 타자 – 세계의 다양한 존재 방식을 담은 다층적 세계들과의 만남을 담고 있기에 저자가 한 권의 책에서 제시하는 세계는 그 저자만의 세계가 아니라 나와도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

인문학적 지식은 성찰의 세 가지 영역인 나 – 타자 – 세계를 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관점을 형성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다층적인 방식으로 이 세계에 개입하도록 하는 것이다.(282 페이지) 저자는 자신만의 질문이 없을 때 사상도 유행으로 받아들이게 됨을 역설한다.(290 페이지)

하나의 이론, 담론에 대한 전적인 칭송도 전적인 부정도 사실상 무의미하다. 문제는 연장(도구)로서의 이론을 어떤 목적으로 쓰는가이다.(293 페이지) 저자는 고향 떠남의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물리적이든 정신적, 인식론적이든 끊임없이 새로운 고향을 재구성하고 건설한다고 말한다.(304 페이지)

에드워드 사이드는 나는 나의 글쓰기에서 고향을 발견한다는 말을 했다.(308 페이지) 한 종교가 거룩성의 의미를 창출하는 것은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묻지 않았던 근원적임 물음들, 만나지 않았던 심층 속의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과 공간을 가질 때이다.(332 페이지)

저자는 거룩성과 일상성의 나선형 춤이 가능한 공간 역할이 종교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한다.(333 페이지) 저자는 동성애는 지지와 반대의 문제가 아닌 존재 방식이라 말한다.(336 페이지)

저자는 자신의 인식적 확실성을 경계하고 오히려 비판의 불확실성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한다.(338 페이지) 대안을 꿈꾸는 이들은 확고한 성공의 보장 때문이 아니라 그 성공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 대안이 꿈꾸는 보다 나은 세계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모험의 여정을 떠나는 것이다.(368 페이지) 이 구절이 대단원의 구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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