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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람은 왜 전쟁을 하는가 (6499)번 [텍스터의 서재] 
저자 : 와카쿠와 미도리
출판사 : 알마    [출판사의 서재]
출간일 : -0-0
분야 : 인문/사회 도서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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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사람은 왜 전쟁을 하는가 / 출판사 : 알마
전쟁과 가부장 국가 체계의 연관성을 밝힌 일본 여성 사회학자의 책6499 (★★★★☆)
글쓴이
흔적 날짜
2018.03.04 21:16:00 추천수
0
와카쿠와 미도리(若桑みどり)의 <사람은 왜 전쟁을 하는가>(원작 출판은 2005년 4월. 국역 출판은 2007년 11월)는 전쟁과 젠더(역사와 사회 및 문화적으로 구성된 여성성 및 남성성) 분업의 상관관계를 밝힌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공격성은 제어할 수 없는 본능’이라는 주장과, ‘특정 사회에서의 남녀의 위치 및 위상, 역할상의 차이 또는 차별은 본질적’이라는 두 가지 잘못된 주장의 구조적 유사성과 둘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문제 삼는다.

가부장제란 “여성을 부정하는 사회“이며 ”경쟁, 계급, 공격성, 관료제, 대지로부터의 소외” 등 “남성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가치 체계“이다.(187 페이지) 가부장제의 완벽한 발달 형태인 자본주의는 이른바 여성의 ‘하등한 노동’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이다. 가정 주부의 무상 노동이 자본주의 존속의 기본 조건인 셈이다.

저자는 전쟁을 일으키는 주체는 결국 가부장제 남성 지배형 국가라 주장한다. 리안 아이슬러는 선사시대 모계제 문화의 유적에는 전쟁의 흔적이 없었다는 주장을 한다. 그렇다면 전쟁과 식민주의의 기원은 무엇인가? 가정이라는 사적 세계에서 남성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여성이라는 타자를 지배하고 굴종시키도록 가르치는 시스템이 공적 세계로 확대된 것이 전쟁과 식민주의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왜 전쟁을 하는가>가 참조한 사람들은 멀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클라우제비츠, 헤겔, 마르크스, 엥겔스에 이르기까지 넓고 가까이는 한나 아렌트와 발터 벤야민, 페미니스트 학자 베티 리어든과 수잔 브라운밀러 등에 이르기까지 심층적이다. 잘 알려진 대로 엥겔스는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을 통해 “사유 재산에 기초한 지배계층화가 모계 중심이었거나 남녀가 대등했던 선사시대를 남성 지배 사회로 바꾸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저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론가는 엥겔스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계급이 소멸함으로써 국가도 소멸할 것이라는 엥겔스의 이론을 너무도 낙관적이고 비현실적이라 말한다. 저자도 밝힌 바이지만 대안은 실현불가능한 모계제 사회가 아니라 남녀 평등의 협조형 사회이다. 물론 너무도 상식적이지만 우리는 가부장제 하의 남성들 역시 불행한 존재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일본의 경우에 한하지만 저자가 든 풍부한 사례들은 오오누키 에미코(大貫惠美子)의 <사쿠라가 지다 젊음이 지다>를 생각나게 한다. <사쿠라가 지다 젊음이 지다>는 2차 대전당시 일본 천황을 위해 사쿠라가 지듯 장렬히 질 것을 독려, 찬양, 미화한 일본 군국주의자들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국가가 가족의 의무를 단단히 다져 놓은 뒤 가족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한다는 이유를 대었고 국가는 가족이고 천황은 국민의 아버지이며 국민은 한 가정의 아버지를 위해 기쁘게 죽어야 한다고 세뇌한 근대 일본의 경우를 이야기 한다.(89 페이지) 이 부분은 가족 및 사유재산, 계급, 가부장제, 국가의 상관관계를 밝힌 엥겔스를 연상하게 한다.

이 책에는 종교와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꽤 있다. 일신교와 군주제는 여성의 예속에 기초를 둔 가부장적인 지배 모델을 연장한 기구(118 페이지)라는 주장, 성서 원전에는 없는 성모 숭배가 확립된 것은 이교도에 대한 전쟁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활용되기 시작한 예수와의 균형(젠더 분업)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주장(139 페이지), 아담을 타락하게 했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낙인을 찍은 구약의 신은 가부장제 내에서 창조된 신(190, 191 페이지)이라는 주장, 불교 역시 성불하기 위해서는 남성이 되어야만 한다고 했을 정도로 여성차별적이었다는 주장(72 페이지) 등등...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히 전쟁과 젠더(분업)이 그렇듯 전쟁과 강간, 전쟁과 매춘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위안부 문제는 근대 제국주의 국가의 심각한 모순이 응측된 상징적인 흑점과도 같다.“고 주장한다.(234, 235 페이지)

책의 종장으로 접어들며 우리는 저자의 균형잡힌 시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저자가 역사적 사실들에 의거해 “여성도 폭력적일 수 있으며, 전쟁을 좋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한 것에서 기인한다.(242 페이지) 그렇더라도 그런 점들 역시 저자의 젠더와 전쟁이라는 문제 의식 내에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쟁과 젠더 차별을 낳은 가부장제라는 요람을 폐기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252 페이지) 이 어렵고도 지난(至難)한 길을 어떻게 가야 할까? 저자는 여성의 연대를 제안하며 점진적인 노력을 말한다. 나는 저자의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저자의 지혜, 그리고 낙관적 자세는 박수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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