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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랑, 삶의 재발명 (18986)번 [텍스터의 서재] 
저자 : 임지연
출판사 : 은행나무    [출판사의 서재]
출간일 : 2017-8-8
분야 : 인문/사회 도서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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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사랑, 삶의 재발명 / 출판사 : 은행나무
사랑은 타자를 인정하는 것, 구축해야 하는 것, 변하는 것,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18986 (★★★★☆)
글쓴이
흔적 날짜
2018.03.10 00:26:54 추천수
0
문학평론가 임지연의 ‘사랑 삶의 재발명’은 “격렬한 이십대를 보내고 마음의 평화를 고대하면서 어서 빨리 늙어가기를 바랐“던 저자가 몇 가지 사랑에 대한 질문들을 살려 기획한 책이다. 저자가 가졌던 첫 번째 질문은 ‘폭풍의 언덕’에서 보듯 서로를 파괴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간 역설적인 사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다.

두 번째 질문은 사랑은 청춘의 전유물인가, 이다. 세 번째 질문은 사랑은 왜 어려운가, 이다. 네 번째 질문은 사랑 이야기는 왜 여전히 매력적인가, 이다. 저자는 몇 가지 당위 차원의 말을 제시한다.

사랑의 고통이 어디서부터 오는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는 것(12 페이지), 사랑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랑의 매력적인 이야기가 행복한 삶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13 페이지), 사랑의 주체들은 사랑의 역설적 구조를 이해하고 성찰하면서 사랑이 작동하는 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44 페이지), 나의 모순적 정체성과 상대의 타자적 성격을 이해할 때 사랑은 가능하기에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가, 사랑하는 상대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70 페이지) 등이다.

저자는 재난과 위험이 일상화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이들과 영원히 헤어질지 모른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은 뒤 사람들은 사랑으로부터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고 답한다.(17 페이지)

저자는 사랑을 근본적으로 차이에 대한 경험으로 정의한다.(57 페이지) 또한 사랑이 타인과의 친밀감, 연대, 열정적 관계맺음이라면 그것은 근본적으로 차이에 대한 경험이라 말한다.(64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차이가 있기에 사랑이 가능하다. 저자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의 주인공인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을 예로 들어 사랑의 의미를 전한다.

저자는 히스클리프에 대해 ”그는 나보다 더 나 자신“이라 생각한 캐서린, 캐서린을 향한 사랑을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로 인식한 히스클리프의 사랑이 파멸에 이른 것은 융합적 사랑과 영원한 사랑의 가치에 집착했기 때문이라 정의한다.(59 페이지)

사랑은 이중적인 것이 공존하는 역설 구조로 작동하기에 어렵다.(44 페이지) 그것은 안정감과 불안정성, 구속과 자유, 희생과 자기 보존, 만남과 이별, 쾌락의 순간성과 지속적 연대감,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부드러움과 폭력, 더 사랑하는 자와 덜 사랑하는 자의 비대칭성, 사랑의 맹세와 미래의 불확실성, 사랑의 의지와 감정의 변화 등이다.

저자는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지닌 문제점을 정밀 분석한다. 남성 우월주의, 그리고 여성을 비사회적 존재로 보는 것 등이다. 모든 인간은 복잡하고 변화하며 성찰하는 정체성을 형성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내가 사랑하는 상대 역시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변화하면서 새롭게 형성되어 가는 정체성을 갖는다.

남자/ 여자 구분법은 시대마다 달라지며 최근에는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이기에 해체되거나 변화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정적 성차만으로 상대를 규정할 때 사랑의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거나 왜곡될 수밖에 없다.(52 페이지) 내가 사랑하는 상대는 나의 외부에 존재하는 사람이고 내가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없는 사람이며 나를 자기동일성의 감옥에서 벗어나 새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65 페이지)

사랑은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65 페이지) 사랑은 나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통되고 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정의(21 페이지)를 소개한 저자는 사랑과 자본주의의 모순적 관계를 탁월하게 분석한 에바 일루즈의 견해를 전한다. 에바 일루즈는 감정 수행성 체제에서 감정 진정성 체제로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즉 사랑은 에티켓 매뉴얼대로 수행하는 것이었다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감정 진정성 체제로 변했다. 사랑의 규범 대신 감정의 진정성으로 중심이 이동했으며 성적 매력이 두드러지면서 섹스는 자본화하고 결혼은 노동시장처럼 경쟁의 장으로 진입했다.(85 페이지) 현대의 사랑을 진정한 사랑의 감정과 결혼 시장이라는 이중적 코드가 맞물린 복잡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는 저자는 현대 이후의 사랑은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고 결론짓는다.(88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사랑은 역사적으로 변화하지만 역사의 포로가 아닌 인간(개인)은 그 역사 안에서 사랑을 만들어갈 수 있다.(88 페이지) 사랑 자체가 아니라 어떤 사랑인가를 중요한 문제로 정의(14 페이지)한 저자는 사랑의 개념을 역사적으로 성찰하면서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 말한다.(88 페이지)

사랑의 개념은 변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현재의 사랑은 어떻게 발견하고 미래의 사랑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107 페이지) 저자는 낭만적 사랑을 비판적으로 본다. 낭만적 사랑이 원리가 될 때 사랑은 연인들의 삶에서 유리(遊離)되고 관계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109 페이지)

돈과 계급을 초월하는 사랑, 무결점의 순수한 사랑, 자기를 과감히 던지고 헌신하는 사랑, 언어와 국가를 뛰어넘는 사랑,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위대한 개츠비’를 언급한다. 그가 위대한 것은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 사랑을 현실에서 다시 이루려 했기 때문이다.(111 페이지) 개츠비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환상을 추구하다가 총에 맞는다. 이상적 사랑에 대비되는 현실적 사랑이나 현실에 굴복한 지배적 사랑이 아니라 이상적인 것이 현실 속에서 발견되고 발명되는 사랑이 필요하다.(115 페이지)

낭만적 사랑은 융합적이다.(116 페이지) 저자는 일심동체를 강하게 비판한다. 기부장적 폭력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일심동체는 하나가 되는 사랑, 융합적 사랑, 하나의 기준으로서의 사랑을 추구하기에 사랑을 왜곡한다. 융합적 사랑은 상대를 나와 같은 존재로 만든다는 점에서 나르시시즘으로 변질된다.

나와 같은 존재를 사랑하는 것, 그것은 사랑인가? 그것은 자기에 대한 사랑이지 타인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의 왜곡이다.(120 페이지) 낭만적 사랑은 영원을 추구한다.(121 페이지) 변화하지 않는 절대를 추구하는 것이다. 낭만적 사랑이 지향하는 영원성은 감정의 불변성과 같은 말이다.(122 페이지) 사랑에 막 빠진 사람들은 사랑은 변하지 않아야 하고 죽을 때까지 사랑해야 한다고 믿는다.(124 페이지)

그러나 만일 사랑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상대에게 요구하지 않아도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즉 변하기 때문에 변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주문을 걸 듯. 사랑은 변한다. 퇴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양상이 달라지고 질적으로 변화무쌍하다는 의미이다.(125 페이지) 저자는 18세기 후반 산업자본주의와 함께 발흥한 낭만적 사랑(128 페이지)에는 발생적으로 탁월한 가치들이 내장되어 있다고 본다.(129 페이지)

낭만적 사랑이 열정적 사랑을 밀어내고 코드화된 것은 사랑이 계급, 계층, 나이, 권력을 초월할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알랭 바디우는 사랑을 둘이 등장하는 하나의 무대라 정의했다.(138 페이지) 바디우는 레비나스적 타자는 신적 매개를 통해 ‘전체 – 타자‘가 된다고 비판한다. 그것은 타자를 위해 나 자신을 망각하는 경험이기에 융합적 사랑의 변형이다.(138 페이지)

저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죽음, 젊은 베르테르의 자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죽음, 강명화의 음독 자살, 윤심덕과 김우진의 정사(情死), 개츠비의 죽음은 사랑의 고통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죽음이라 말한다.(140 페이지) 불완전한 사랑을 완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선택된 죽음이라는 의미이다.

바디우는 사랑을 구축(構築)의 관점으로 접근한다.(147 페이지) 바디우는 사랑을 끈덕지게 이어지는 일종의 모험으로 정의한다. 진화 생물학은 인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고정된 질서를 합리적으로 해명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다.(148 페이지)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은 초기 사랑의 선언과 고백을 지속적인 삶 속에서 반복하고 재선언하는 것이 사랑의 독창성이며 사랑의 재발명이라는 것이다.(158 페이지) 물론 일부일처제는 그것을 깨트리는 불륜과 혼외정사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며 다양한 연애 형태와 가족 형태, 결혼 제도를 상상하고 고안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과제처럼 제시된 것이다.(150 페이지)

문제는 초기 사랑의 선언과 고백을 지속적인 삶 속에서 반복하고 재선언하는 것과 다양한 연애 형태와 가족 형태, 결혼 제도를 상상하고 고안하는 것이 조화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을 지적하고 싶다.

작고 얇은 책임에도 수많은 것들을 배우고 공감했다. ’사랑 삶의 재발명‘(a)은 최화 교수의 ’박홍규의 철학‘(b)을 읽다가 지치고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읽은 책이다. b가 a의 철학적 문제들 가령 타자, 동일성, 외부 등의 단어를 이해하는 데 단서가 되었다. 바디우의 레비나스 비판이 흥미로웠다. 섣불리 건드릴 사상가가 아니지만 시원하다. 바디우의 ’사랑 예찬‘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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