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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 (19144)번 [텍스터의 서재] 
저자 : 홍준기
출판사 : 새물결    [출판사의 서재]
출간일 : 2017-2-2
분야 : 인문/사회 도서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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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 / 출판사 : 새물결
라캉을 지우고 클라인으로..19144 (★★★★☆)
글쓴이
흔적 날짜
2018.04.15 03:03:19 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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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들었다는 의미의 여시아문(如是我聞)이란 말을 응용해 나는 이렇게 이해했다는 의미의 여시아해(如是我解)란 말을 해야겠다. 홍준기 교수의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을 다 읽고 하게 된 생각이다.

난삽하고 장황한 라캉 정신분석학을 저자가 쉽고 친절하게 설명했지만 그렇다 해도 내 이해가 온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잘못된 이해가 저자의 책을 퇴색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라캉과 알튀세르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저자는 라캉 강의를 하고 있다. 소개 글에 의하면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은 ‘라캉의, 라캉이라는 신화에 도전하는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역작’이다.

저자는 '에크리'와 '세미나' 바로 읽기를 주제로 한 이번 책에 이어 '세미나 2권; 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 개념' 출간을 앞두고 있다. 궁금한 것은 라캉의 독단적 이론 체계에 의해 왜곡된 멜라니 클라인을 저자가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는지, "라캉 이론을 진정으로 따른다면 상호 인정도, 인간관계도, 사랑도 사실상 모두 불가능하"(404 페이지)다는 입장을 가진 정신분석학자로서 저자가 라캉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등이다.

저자의 책은 라캉 비판서이지만 비판이란 기본적으로 자아심리학, 클라인학파 등 非라캉주의 정신분석학파의 이론과의 관계에 따라 이루어지기에 언급한 학파들의 사상을 함께 접할 수 있다.

라캉의 실상에 대해 알아보자. 라캉은 자아를 상상적인 것으로 폄하했다.(15 페이지) 짧은(일방적인, 정신분석의 임의로 끝내는) 세션기법을 도입했다.(16 페이지) 라캉은 짧은 세션 외에 어떤 다른 테크닉도 이야기하지 못했다.(157 페이지)

라캉주의자들은 침묵하고 거리를 유지하며 냉담한 태도를 취하고 무의식을 드러낸다는 명분으로 급작스럽게 세션을 종료한다.(114 페이지) 라캉을 공부하면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라캉의 독단적이고 형식적인 개념틀에 오히려 포획되기 쉽다.(20 페이지) 라캉 이론은 개인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보수적인 이론이다.(24 페이지)

라캉은 프로이트를 수정, 확대하려는 학문적 시도를 자아심리학이라는 애매한 통칭적 표현으로 통렬하게 비판했고 많은 이들이 그러한 구호에 현혹되었다.(32 페이지) 라캉은 자신의 이론 이외의 다른 정신분석학파들은 근본적으로 프로이트로부터 이탈했다고 주장했다.(42 페이지)

라캉 이론은 정교한 것 같지만 철저하게 분석해보면 매우 느슨한 방식으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다.(46 페이지) 라캉은 자아의 인식을 망상적 인식으로 보았다.(47 페이지) 라캉의 논리에 따르면 인간은 자아 없는 정신분열증 환자로 살아야 한다.(48 페이지) 라캉은 자아 자체를 상상계로 본다.

이에 의하면 분석도 합리적 사유도 불가능하다.(49 페이지) 라캉은 자아의 발달과 성숙, 엄마의 역할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49 페이지) 라캉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말을 파악하기 어렵게 서술했다.(53 페이지) 라캉 이론은 복잡한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매우 단순한, 하지만 단순함을 복잡함으로 은폐하는 모호한 이론이다.(125 페이지)

라캉의 말은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그때그때 종종 바뀌었다.(54 페이지) 상반되는 내용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라캉 이론은 상호 모순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상상적 욕망을 투사할 수 있는 빈 스크린으로 작동할 수 있다.(91 페이지)

라캉 이론은 근본적으로 가부장적 이론이다.(55 페이지) 라캉의 비판 방식은 비학문적이고 선동적이다.(56 페이지) 라캉 이론은 종합적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59 페이지) 물론 라캉 임상론은 복잡한 듯 하지만 매우 단순하고 형식적이고 구조적인 틀을 제시하기에 그의 임상론을 알고 있다면 정신분석 임상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60 페이지)

라캉의 개념을 가지고 분석할수록 분석은 방해받으며 무의미한 언어유희로 끝나고 만다.(67 페이지) 라캉은 다른 사람들의 이론을 이용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버린다.(69 페이지) 라캉은 후기로 갈수록 아버지 이름이라는 기표(언어)보다 충동을 강조했다.(93 페이지) 라캉 이론에서 분석가는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사실상 유일한 창문이다.(96 페이지)

라캉은 자유, 인격, 감성 등 인간적 가치를 혐오했다.(97 페이지) 라캉 이론은 오직 현실과 무관하게 내면세계만 들여다보고 밑도 끝도 없이 분석 유희를 하도록 만드는,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분석 이론이다.(115 페이지) 라캉 정신분석은 현실을 상상계로만 간주하며 신뢰할 수 있는 좋은 분석가를 내사(內射)함으로써 자아가 성숙해진다는 이론을 전적으로 무가치하게 여긴다.(144 페이지)

라캉주의자들의 임상서적은 라캉의 것이 아닌 것들, 즉 라캉 이전에 이미 클라인학파, 자아심리학자, 대상관계이론 등에서 발전시킨 개념들을 암묵적으로 활용하거나 다른 학파의 이야기들을 과도하게 비판하거나 다른 학파들도 다 알고 있는 프로이트의 사례 또는 다른 학파들의 사례를 마치 라캉의 사례인 것처럼 제시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했다.(158 페이지)

라캉이 상상계, 상징계, 실재라는 세 범주를 언급한 것은 1953년이다.(174 페이지) 물론 이 개념틀은 정신분석 역사 속에서 암묵적으로(혹은 상당히 명시적으로), 그리고 철학사의 영역에서는 명시적으로 존재했던 개념이다.(183 페이지)

말(언어)은 상징계다.(184 페이지) 말해지는 대상이 실재이다.(185 페이지) 상상계는 의미의 고정성을 의미한다. 상상계 또는 상상은 허구적 생각 또는 심지어 망상, 환각 등을 떠올리지만 의미의 고정성을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는 무한한 기표를 사용해 실재를 설명하려고 할 경우 현실적으로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디에선가 강제적으로(편의적으로) 기표의 흐름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의미가 고정되었다라는 착각에 빠진다.(191 페이지) 우리는 또한 모순된 기표들이 아무 마찰 없이 공존한다고 쉽게 생각한다. 의미의 고정 또는 일관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모순적인 기표들의 공존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상상계이다.(192 페이지)

우리는 모순을 보지 못한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모순을 보지 않으려 한다는ᆫ 점에서, 달리 말해 모순을 알고자 하지 않는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상계에 빠져 있는 것이다.(193 페이지) 실재가 인간에게 의식되고 파악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어 행위 속에서 기표로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기표(언어, 단어)는 실재를 완벽히 표현할 수 없거나 모순적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실재는 궁극적으로 의미의 고정에 도달할 수 없는 순수 차이라 할 수 있다.(195 페이지) 임상적으로 말하자면 라캉은 정신병자가 되지 않기 위해 고정점(자아정체성)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동일화 또는 동일화를 통해 형성된 자아를 상상계라고 배제함으로써 해결할 수 없는 모순과 딜레마에 빠졌다.(208 페이지)

라캉에게 현실은 상상계에 속한다.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상징계를 구성하는 차이가 은폐ᅬ되어 결국 상상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211 페이지) 라캉은 하이데거를 따라 불안이란 정서를 존재 즉 실재를 드러내는 근원적 정서로 파악한다.(198 페이지)

라캉은 줄곧 실재 즉 존재를 고통이라는 관점 또는 인간을 잠에서 깨우는 트라우마, 심지어 범죄적 파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215 페이지) 구조주의적 언어관을 취하는 라캉 이론에서 말하는 주체는 사실상 없다.(221 페이지) 라캉은 ‘그것‘이 말한다고 말한다. 라캉에서 욕망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어머니와 누리던 상상적 만족을 포기하고 법과 규범, 금지의 세계로 진입함으로써 결여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228 페이지)

라캉은 프로이트의 남근(男根) 이론을 생물학적 접근 방식을 넘어서 기표적 관점에서 고찰해 팔루스를, 주체의 결여를 메워준다고 가정되는 권능적인 상징 즉 기표로 보았다.(232 페이지) 라캉은 팔루스를 궁극적으로는 무(無)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지만 남녀의 차이를 구분하는 특권적 기표가 남근과 관련된 기표라는 사실은 라캉이 여전히 남근중심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자는 생물학적 남근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개 팔루스를 상상화하지만 적어도 팔루스라는 기표라도 소유하고 있는 반면 여자는 그런 하찮은 팔루스 기표조차 가지지 못한 존재로 정의된다.(235 페이지) 라캉은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선 인간은 타자의 욕망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 무엇보다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기를 욕망한다는 의미이다.

타자로부터 인정받기를 욕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243 페이지) 라캉 이론에서 욕망은 영원히 충족될 수 없는 근본적 결여를 강조하는 개념이고 요구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이 완전히 충족될 것을 요구하거나 충족되었다고 믿는 심리 상태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욕망은 상징계에 속하고 요구는 상상계에 속한다.(252 페이지)

라캉 이론에서 소타자 a는 상상적 대상(나르시시즘적 대상, 엄마)이고 대타자 A는 상징적 대상(아버지)이다.(265 페이지) 라캉 이론에서 욕망과 주이상스의 차이는 중요하다. 욕망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주체적 결여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후기에 강조되는 주이상스는 육체와 충동을 가진 인간이 체험하는, 그러나 결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동) 만족을 강조하기 위해 도입되었다.(271 페이지)

라캉은 욕망의 소외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환상을 통과해 그 배후에 있는 충동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징계와 상상계를 벗어나 실재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라캉이 말하는 환상의 통과 즉 분석의 끝이다. 이런 이유로 라캉은 후기로 갈수록 충동만족 즉 주이상스란 개념을 서서히 도입한다.(273 페이지)

주이상스는 고통 속의 쾌락이다. 중요한 점은 라캉의 주이상스란 순수한 충동만족, 상상적 만족, 상징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만족, 고통 속의 쾌락 모두를 포괄한다는 점이다. 성적 쾌락도 주이상스이다.(274 페이지)

인간은 공동체에서 살아가기에 만족은 결코 무제한적일 수 없고 우리의 만족이 타자의 명령 또는 금지와 무관하게 달성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의 쾌락은 기본적으로 고통 속의 쾌락일 수밖에 없다.(274 페이지) 저자가 말했듯 주이상스와 관련된 라캉의 논제는 너무 상식적이다.(276 페이지)

라캉은 엄마에 대해 긍정적 기능을 할당하지 않았다. 라캉에게는 나쁜 엄마만 존재할 뿐 좋은 엄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듯 라캉에게 엄마는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 존재이다.(310 페이지) 라캉은 엄마를 양자 관계를 이끌어가는 작은 타자로, 아버지를 이를 벗어나게 해주는 큰 타자로 불렀다. 물론 라캉은 엄마를 최초의 큰 타자로 불렀지만 이 경우는 벗어나야 할 무서운 존재이다.(311 페이지)

클라인에 대해 말하자. 프로이트와 라캉은 아버지를 정신분석 임상의 중심에 놓기를 원했으며 클라인은 엄마에 더 초점을 둔 임상론을 발전시키려 했다. 저자는 프로이트(라캉)와 클라인학파의 논쟁을 단순히 아버지냐 어머니냐는 대립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정신분석의 본질과 목표, 방향, 더 나아가 정신분석과 사회라는 큰 이야기를 포함하는 이론적 대결이었다고 설명한다.(87 페이지)

클라인은 좋은 엄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를 조기 오이디푸스 이론과 연결지은ᆫ 최초의 이론가이다.(178 페이지) 클라인은 우울적 위치에서 어머니와의 분리가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어머니에 대한 신뢰와 애정, 역(逆)으로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양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250 페이지)

클라인 이론은 프로이트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288 페이지) 클라인은 오이디푸스기가 생후 4 – 6개월에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오이디푸스기를 당긴 것이다. 생후 4 – 6개월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전(前) 오이디푸스기와 겹치는 시기이다. 물론 이 시기도 여전히 오이디푸스기이다.

전오이디푸스기에도 삼각관계가 존재한다.(302 페이지) 클라인은 아이를 망상 – 분열적 위치에서 우울적 위치로 이끄는 좋은 엄마에 대해 임상적 – 이론적으로 깊이 성찰한 선구자이다.(310, 311 페이지) 클라인은 좋은 엄마와 더불어 좋은 아버지 역할도 중시했다.(313 페이지)

클라인에 의하면 신경증자는 분리와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좋은 엄마(좋은 아버지)를 받아들인 주체이다. 클라인은 정신병적 상태(망상 – 분열적 위치)에서 신경증자 즉 정상적 주체로 성장하려면 분리와 안정감을 동시에 도입하는 좋은 엄마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반면 라캉은 결여와 분리만 도입하는 아버지 기표만으로 주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었다.(314 페이지) 클라인에게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근친상간적 소망의 좌절이 아니라 젖떼기에서 경험한 좌절 때문에 활성화해 항문적 좌절을 겪으며 강화된다.(325 페이지) 초자아는 구순적 좌절, 청결 등 배변 훈련을 통해 야기되는 항문적 좌절과 직접 관련된다.

아이는 그러한 좌절을 절단 및 거세로 체험한다. 여기에서 라캉이 거울단계에서 말한 조각난 몸에 관한 환상 역시 클라인에게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333 페이지) 클라인에 의하면 조기 오이디푸스기는 목가적 유토피아가 아니라 엄마의 잔인한 초자아에 의해 짓눌리는 시기이다.(334 페이지)

클라인은 망상 – 분열적 위치, 우울적 위치 개념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보다 더 중요하게 만들었다.(346 페이지) 망상 – 분열적 위치가 우울적 위치에 앞선다. 위치라는 개념은 생애 초기 단계에 등장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그런 위치를 성공적으로 통과하지 못할 경우 성인이 된 후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348, 349 페이지)

생후 최초의 시기에 아이들은 엄마를 전체대상이 아니라 부분대상으로 여긴다. 이 시기의 아이는 엄마를 부분대상으로 지각하며 엄마의 가슴을 젖을 제공하는 좋은 대상과 젖을 주지 않는 나쁜 대상으로 분열시킨다. 이 시기는 엄마의 가슴이 사라졌을 때 아이가 멸절의 불안을 느끼는 시기이고 이는 공격성 투사(投射)와 그 반대급부로 상상 속에서 박해불안을 느끼는 시기이다.

정상적 주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망상 – 분열적 위치에서 우울적 위치로 옮겨가는 것이다.(353 페이지) 우울적 위치는 엄마를 부분대상으로 지각하던 아이가 전체 대상, 안전감을 제공하는 인격적 대상으로 지각하게 되는 시기이다.

클라인에 따르면 이 시기는 생후 4 – 6개월에 시작된다.(353 페이지) 망상 - 분열적 위치에서 아이는 좋은 가슴과 나쁜 가슴이 같은 엄마에게 속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반면 우울적 위치에서는 그런 분열과 투사 메커니즘이 완화된다.

우울적 위치를 성공적으로 통과한다는 것은 엄마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아이가 엄마로부터의 분리를 보다 철저히 받아들이는 것이다.(357 페이지) 클라인은 환상설을 중시하면서도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358, 359 페이지) 환상이란 우울적 위치에서 아이가 유기(遺棄) 불안과 분노로 인해 환상 속에서 엄마를 공격하고 파괴하며 이로 인해 아이 스스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했다는 우울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을 의미한다.(357 페이지)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의 심리구조를 정신병, 도착증, 신경증으로 나누는데 클라인이 도착증과 신경증이 정신병적 불안에 대한 방어로 형성되는 심리구조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362 페이지) 클라인은 정신분석적 개인주의를 넘어 사회이론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신분석적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다.(365 페이지)

클라인 이론은 개인의 성숙은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환경(엄마, 사회적 안전망)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366 페이지) 망상 분열증 위치에서는 선과 악을 오직 공리주의적 관점 즉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구분한다.

우울적 위치란 죄책감, 후회, 슬픔, 점차 타인에 대한 죄의식과 사랑이 우위를 차지하는 시기이다.(369 페이지) 중요한 사실들 몇 가지. 정신분석의 각 학파는 강조점이 다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각 학파의 이론을 종합적으로 사유하는 경향이 강해진다.(89 페이지)

저자는 분석가와의 둘만의 좁은 공간(라캉주의자들은 이를 제삼자적 공간이라고 부르겠지만)에서 이루어지는 공간을 떠나 많은 경험을 쌓고 다양하게 독서하고 폭 넓게 사유하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109 페이지)

저자는 이어 정신분석적으로 현실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정신분석 연구자들은 종종 자부심을 느끼지만 사실 정신분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한다.(119 페이지) 그리고 정신분석학 분야를 아무리 많이 연구하더라도 개념의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현실을 이해하고 분석하기에는 역부족일 뿐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정신분석적으로 곡해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라캉의 개념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그것들이 잘 정리되지 않으며 타인에게 설명하기에는 한층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며 임상 차원에서 또는 논리적으로 사고할 때 개념들이 앞뒤가 맞지 않고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며 저자는 그것은 라캉 이론과 개념들이 생겨난 역사적, 이론적 맥락을 사상한 채 추상적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 답한다.(173, 174 페이지)

라캉의 작업이 임상보다 오히려 문학평론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147 페이지)도 인상적이다. 이제 디디외 앙지외의 ‘피부 자아’를 읽을 때가 되었다 싶다. 라캉과 디디외 앙지외, 그리고 앙지외의 어머니 사이의 일화는 물론 정신분석적 차이를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앙지외의 어머니는 박해 망상에 시달린 끝에 자신을 박해한다는 당사자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피해망상증 진단을 받은 뒤 입원한 파리 생트-안느(Saint-Anne) 대학병원에서 라캉을 만난다. 그런데 라캉은 그녀를 치료하기보다 그녀의 사례를 자기 논문에 이용하기 위해서 그녀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데 골몰했고 그 결과 앙지외의 어머니에게 갈등과 적대감만을 남긴 채 1년간의 치료를 마치게 된다.

임상심리학자로서 앙지외는 라캉과 자신의 어머니와의 관계는 전혀 모른 채 라캉의 분석 수련생이 된다. 후에 사실을 알게 되기 전부터 앙지외는 라캉의 분석에 깊은 불만을 품었다. 앙지외는 라캉과의 분석이 끝나고 나서야 자기 어머니가 라캉의 환자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그리고 1964년 또 다른 정신분석협회(프랑스정신분석협회) 창설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반(反)라캉 운동에 몸담게 된다.

고집스럽게 (순수) 정신분석이라는 이념을 고집한 라캉의 환자 중에 유독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105 페이지) 라캉 이론과 임상은 오직 분석을 위한 분석, 환자가 아니라 분석가만을 위한 임상 이론이며 임상 테크닉이다.(105 페이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었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는 말에 현혹되어 큰 관심을 가진 지난 시절 기억이 스친다. 이제 라캉의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런 거한 읽기에도 불구하고 찾을 수 있을까? 중립적인 개념들, 사례들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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