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텍스터 전자책? | ePub 강좌
디지털에 대한 새로운 뉴스정보를 제공합니다.

글 쓰고, 놀고, 밥 먹고…동네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중앙일보] 등록일 : 2018.11.29 10:52:59      조회수 : 27



내가 낮에 주로 머무는 곳은 동네 도서관이다. 자전거로 5분 거리인 동대문도서관으로 출근해서 책 보고 글 쓰고 스마트폰 채팅하고 꾸벅꾸벅 졸다 시간 되면 근처에서 밥을 사 먹거나 친구를 만나러 시내에 나간다. 그 도서관은 외곽과 도심의 중간인 신설동에 있어 활동하기 편하다. 포스트모던을 의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옛 건물치고는 특이하게도 삼각형이다. 바로 옆이 서울풍물시장이라 주말이면 중년의 인파로 북적거린다.

집에는 내 공간이 없다. 33평 아파트라면 중산층 4인 가정에는 대체로 무난한 주거환경이지만, 남편은 직장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던 시기가 지나고 나니 어른 넷이 종일 붙어있기에 비좁은 감이 있다. 특히 내가 오롯이 사용할 공간이 없다.

안방은 부부의 침실이고 아이들에게 방 하나씩 내주고 나면 남는 공간은 거실뿐인데 작년까지 없던 대형 TV가 둘째의 대학 입학과 함께 집에 들어왔고, 소파 두 개, 강아지의 주거공간, 게다가 우리 부부의 책상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좁아진 것도 문제이지만 과연 TV와 독서가 공존할 수 있는 성질인가.

그래서 바깥으로 나가기로 했다.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 맨 꼭대기 사무실이라도 싼값에 빌려 나름대로 뭔가 도모해보겠다던 계획은 벌이가 있던 시절에 막연히 갖던 생각이었다. 막상 필요하니 그런 사무실이 눈에 띄지도 않았고, 수입이 적으니 많든 적든 임대료 지출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아, 이럴 때마다 담양에서 본 면앙정, 독수정, 서하당 같은 정자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그러면서 한두 번씩 찾아가던 도서관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의 근거지가 되었다. 컴퓨터, 프린터, 복사기, 정수기가 갖춰져 있고 완벽한 냉난방에 신간도 부지런히 채워 넣으니, 약간의 적응 기간이 지난 다음부터는 연구실로 최적이었다.
링크
https://news.joins.com/article/23155393
목록
ㆍ이름 : ㆍ암호 : ㆍ인증키 :      ← 숫자를 입력하세요